책소개
중국의 운문문학은 당대(唐代) 이전에는 대체로 시(詩)가 중심이었고 당대부터 ‘사(詞)’라는 새로운 체재가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송대(宋代)에 이르러서는 이 ‘사’문학이 크게 꽃을 피우게 되었다. 본서에서 소개하는 육유(陸游, 1125∼1210)는 일반 문학사에서는 시인으로 널리 알려져 소식(蘇軾, 1037∼1101)이나 황정견(黃庭堅, 1045∼1105) 등과 더불어 송대의 시를 대표하며, 또 ‘애국 시인’으로 일컬어진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에 그치지 않고 육유는 시인인 동시에 사인(詞人)으로서도 유명하다.
육유의 사는 내용과 풍격에 따라 대체로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시국을 슬퍼하고 잃어버린 산하를 수복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우국사(憂國詞)는 격앙된 감정을 노래하고, 산수풍월(山水風月)에 정을 기탁한 한적사(閑適詞)는 세속을 떠난 듯 한가롭고 높은 정취를 나타내었으며, 남녀의 정을 노래한 연정사(戀情詞)는 깊은 정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세 번째 부류의 사는 본래 사라는 장르가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주된 내용 중의 하나인지라, 적어도 만당(晩唐)의 온정균(溫庭筠) 이후 육유 이전의 대부분의 작가들이 이런 유의 사를 많이 지었기에 어느 면에서는 특별하다고는 할 수 없다. 육유 사의 특색은 바로 그의 일생토록 변치 않은 우국 사상과 당시 시대 현실과의 모순 관계에서 비롯된 나머지 두 부류, 특히 그중에서도 첫 번째 부류의 작품들에 잘 나타나 있다. 육유가 시에서 ‘애국 시인’이라 불리듯이, 사에서도 ‘애국사파(愛國詞派)’라 불리며 신기질(辛棄疾, 1140∼1207)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신기질과는 구별되는 육유 나름대로의 특색을 지니고 있다. 육유의 사는 내용 면에서 남송이 이민족의 금나라와 대치하던 시대에 처해 시국을 바로잡고자 하는 그의 염원과 좌절의 개인적인 생활사와 감정 세계를 담고 있는데, 이것은 이전의 많은 작가들에 비해 비교적 두드러진 특색이다. 풍격상 완약(婉約)함이 주류를 이루던 사단(詞壇)에서 그는 호방(豪放)한 사의 세계를 보여 주었다. 특히 소식(蘇軾)의 청광(淸曠)한 호방과는 또 다른 강개(慷慨)하고 침울(沈鬱)한 특색을 나타내었다. 표현에서는 전아하고 유려하면서 동시에 구어적인 특색도 겸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은 육유의 사가 사 역사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특색을 보여 주는 점들이라 할 수 있다.
육유의 사는 현재 9217수가 전해지는 그의 시와 비교하면 수량상 극히 적지만, 육유의 사상과 감정을 나타내는 점에서는 시와 서로 표리(表裏)를 이루며, 특히 어떤 점에서는 시에서 미처 나타내지 않은 점을 사에서 오히려 더 잘 나타낸 경우도 있다. 또 1만 수 가까운 그의 시 전부를 읽기란 사실 쉽지 않으니만큼 그의 사 작품집을 읽으면 오히려 그의 일상생활 및 사상과 감정 세계 등을 효과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런 몇 가지 점에서 육유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200자평
송대 문학을 대표하는 육유의 사선. 육유는 죽어 제사상에서라도 조국 통일의 소식을 듣기를 바랐던 애국자였으며, 스무 살에 만나 스물둘에 헤어진 첫 부인을 평생 잊지 못한 다정남이었으며, 1만 수의 작품을 남긴 중국 최다작 문인이었다. 이 책에서는 애국지정이 가득한 우국사, 산수풍월을 노래한 한적사, 남녀의 깊은 정을 노래한 연정사를 고루 맛볼 수 있다.
지은이
육유는 남송대(南宋代)의 시인으로, 자(字)는 무관(務觀)이고 호(號)는 방옹(放翁)이며, 월주(越州) 산음현[山陰縣, 지금의 저장성(浙江省) 사오싱시(紹興市)] 사람이다. 북송(北宋)과 남송(南宋)의 교체기에 태어났으며, 남송 조정이 중원(中原) 지역을 금(金)에 내어주고 굴욕적인 화친책을 통해 겨우 명맥을 유지해 가던 시기에 일생토록 금에 대한 항전과 실지(失地)의 회복을 주장하며 살았던 시인이다. 그의 불굴의 기상과 강인한 투쟁 의식은 그의 수많은 우국시를 통해 끊임없이 표출되었으며, 그 헌신성과 진정성으로 인해 오늘날까지 중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우국시인(憂國詩人)으로 추앙받고 있다. 아울러 전후로 도합 1만 수에 달하는 시를 남기고 있어 중국 최다작(最多作) 작가로서의 명성 또한 지니고 있다.
옮긴이
이치수(李致洙)는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타이완(臺灣) 국립타이완대학 중문연구소(中文硏究所)에서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경북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역서와 저서로 ≪양만리 시선(楊萬里詩選)≫(지식을만드는지식, 2017), ≪신기질 사선(辛棄疾詞選)≫(지식을만드는지식, 2014), ≪진여의 시선(陳與義詩選)≫(지식을만드는지식, 2012), ≪조자건집(曹子建集)≫(소명, 2010, 공역), ≪도연명 전집(陶淵明全集)≫(문학과지성사, 2005), ≪송시사(宋詩史)≫(역락, 2004, 공저), ≪중국 시와 시인−송대편(宋代篇)≫(역락, 2004, 공저), ≪육유 시선(陸游詩選)≫(문이재, 2002), ≪중국 유맹사(中國流氓史)≫(역서, 아카넷, 2001), ≪육유시연구(陸游詩硏究)≫(臺灣, 文史哲出版社, 1991) 등이 있다. 논문으로 <진후산시연구(陳後山詩硏究)>, <방옹 시 연구(放翁詩硏究)−광의식(狂意識)을 중심(中心)으로>, <중국 고전 시가(中國古典詩歌)에 나타난 협(俠)>, <중국 고전 시체(中國古典詩體) 중 육언절구(六言絶句)의 생성, 발전과 특색 연구>, <당대(唐代) 시학(詩學)의 전개에 있어서 ‘시법(詩法)’ 문제 연구>, <송대(宋代) 시학(詩學)의 발전과 당송시(唐宋詩) 우열논쟁(優劣論爭) 연구>, <중국(中國) 무협소설(武俠小說)의 번역 현황과 그 영향>, <섭은랑(聶隱娘)>에 관하여>, <중한(中韓) 고전(古典) 시론(詩論)의 상관성(相關性) 연구> 등, 다수가 있다.
차례
채두봉(釵頭鳳)
청옥안(靑玉案)
수조가두(水調歌頭)
완사계(浣沙溪)
만강홍(滿江紅)
낭도사(浪淘沙)
정풍파(定風波)
연수금(戀繡衾)
자고천(鷓鴣天)
자고천(鷓鴣天)
자고천(鷓鴣天)
대성악(大聖樂)
만강홍(滿江紅)
목란화(木蘭花)
임강선(臨江仙)
자고천(鷓鴣天)
완사계(浣沙溪)
추파미(秋波媚)
청상원(淸商怨)
제천악(齊天樂)
한궁춘(漢宮春)
야유궁(夜遊宮)
오야제(烏夜啼)
목란화만(木蘭花慢)
맥산계(驀山溪)
심원춘(沁園春)
도원억고인(桃源憶故人)
어가오(漁家傲)
쌍두련(雙頭蓮)
야유궁(夜遊宮)
수룡음(水龍吟)
감황은(感皇恩)
작교선(鵲橋仙)
호사근(好事近)
남향자(南鄕子)
접련화(蝶戀花)
심원춘(沁園春)
수정침(繡停針)
풍입송(風入松)
호사근(好事近)
오야제(烏夜啼)
오야제(烏夜啼)
오야제(烏夜啼)
동정춘색(洞庭春色)
도원억고인(桃源憶故人)
두엽황(豆葉黃)
소충정(訴衷情)
소충정(訴衷情)
파진자(破陣子)
파진자(破陣子)
점강순(點絳唇)
일락삭(一落索)
태평시(太平時)
연수금(戀繡衾)
호사근(好事近)
호사근(好事近)
호사근(好事近)
호사근(好事近)
유초청(柳梢靑)
어부(漁父)
어부(漁父)
작교선(鵲橋仙)
장상사(長相思)
장상사(長相思)
장상사(長相思)
남향자(南鄕子)
사지춘(謝池春)
조중조(朝中措)
복산자(卜算子)
도원억고인(桃源憶故人)
격포연근박(隔浦蓮近拍)
풍류자(風流子)
여몽령(如夢令)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오랑캐 아직 소멸되지 않았는데
귀밑머리가 먼저 가을 서리처럼 하얗게 변했고
눈물만 부질없이 흐른다.
이내 일생 어떨는지 누가 짐작이나 했겠나?
마음은 변방의 전선에 있는데
몸은 물가에서 늙어 가네.
-<소충정>, 121쪽